[차상식] 녹차 한 잔이 근사해지는 다과 7가지, 입도 눈도 즐거운 티타임

요즘 차를 하나씩 알아가면서 느끼는 게 있습니다.
차는 맛만 즐기는 게 아니더라고요.
예쁜 찻잔을 꺼내고, 따뜻한 차를 우리고, 작은 접시에 다과 두어 개를 올려놓으면 평범했던 오후가 갑자기 조금 특별해집니다.
특히 녹차는 은은한 향과 쌉싸름한 맛 덕분에 달콤한 다과와 함께 먹었을 때 매력이 더 살아나는 차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녹차 옆에 무엇을 놓으면 좋을지 찾아봤습니다.
조건은 세 가지.
맛있을 것, 예쁠 것,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이 행복해질 것.
이왕 먹는 간식인데 입만 호강하면 조금 섭섭하잖아요.
1. 화과자, 일단 눈부터 행복하다

녹차 다과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화과자입니다.
꽃이나 과일, 계절 풍경을 조그마한 과자 하나에 표현해 놓은 모습을 보면 먹기 전에 한참 바라보게 됩니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물결, 가을에는 단풍처럼 계절에 따라 모양과 색이 달라지는 것도 매력이고요.
화과자의 달콤한 팥소를 한입 먹은 뒤 쌉싸름한 녹차를 마시면 단맛이 한결 부드럽게 정리됩니다.
입 호강 ★★★★★
눈 호강 ★★★★★
이건 찻잔까지 예쁘면 사진부터 찍어야 합니다.
2. 양갱, 녹차와 만나면 단맛이 달라진다

양갱은 그냥 먹으면 제법 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녹차와 함께 먹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팥의 묵직한 단맛 뒤에 녹차의 쌉싸름함이 들어오면서 입안이 깔끔해집니다.
요즘은 팥양갱뿐 아니라 밤양갱, 고구마양갱, 말차양갱, 과일양갱처럼 종류도 다양합니다.
한입 크기로 잘라 작은 접시에 여러 종류를 조금씩 올려놓으면 제법 근사한 다과상이 됩니다.
입 호강 ★★★★★
눈 호강 ★★★★☆
개인적으로 진한 녹차에는 밤양갱 한번 붙여보고 싶습니다.
3. 다식, 한국적인 녹차상을 차리고 싶다면

화과자가 일본식 다과의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면 우리에게는 다식이 있습니다.
콩가루, 깨, 송화가루 등으로 만들고 다식판으로 꽃이나 문양을 찍어낸 작은 전통 과자죠.
백자 찻잔에 녹차를 담고 색색의 다식을 작은 접시에 몇 개 올려놓으면 화려하지 않아도 참 단정하고 예쁩니다.
한옥 카페에서 만난다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입 호강 ★★★★☆
눈 호강 ★★★★★
이건 나중에 예쁜 다식판까지 궁금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4. 모나카, 바삭하고 달콤해서 식감까지 재미있다

모나카는 얇고 바삭한 껍질 안에 팥소 등을 넣은 과자입니다.
양갱이 부드럽고 묵직하다면 모나카는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소의 대비가 매력입니다.
요즘은 팥뿐 아니라 밤, 견과류, 말차, 찹쌀떡 등 다양한 속재료를 사용한 제품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작고 귀여운 모양의 모나카를 골라 찻잔 옆에 놓으면 티타임 분위기도 제대로 살아납니다.
입 호강 ★★★★☆
눈 호강 ★★★★☆
5. 카스텔라, 집에서 가장 쉽게 즐기는 조합

매번 화과자와 다식을 준비할 수는 없잖아요.
그럴 때 가장 쉬운 선택이 카스텔라입니다.
촉촉하고 달콤한 카스텔라 한 조각과 따뜻한 녹차 한 잔이면 충분합니다.
특히 달걀과 설탕의 부드러운 풍미가 강한 카스텔라는 녹차의 깔끔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예쁜 접시에 한두 조각만 담아도 평범한 간식이 제법 근사해져요.
입 호강 ★★★★☆
준비 편의성 ★★★★★
6. 약과, 커피만 찾았다면 녹차에도 한번

약과 하면 요즘은 커피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지만 녹차와도 잘 어울립니다.
꿀이나 조청의 진한 단맛과 기름진 풍미가 있는 약과를 먹고 녹차를 한 모금 마시면 입안이 한결 산뜻해집니다.
다만 약과 자체의 맛이 강하기 때문에 아주 여린 녹차보다는 어느 정도 맛이 또렷한 녹차와 함께 먹어보고 싶어요.
작은 미니약과를 두세 개만 올려놓으면 양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입 호강 ★★★★☆
의외의 궁합 ★★★★★
7. 떡, 가장 익숙한데 의외로 근사하다

마지막은 떡입니다.
쑥떡, 인절미, 절편처럼 단맛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은 떡은 녹차의 맛을 가리지 않으면서 든든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쑥이나 콩가루처럼 고소하고 식물성 향이 있는 재료는 녹차와 함께 먹었을 때 꽤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리고 꽃 모양 절편이나 작은 바람떡처럼 색이 예쁜 떡을 고르면 눈 호강까지 챙길 수 있고요.
입 호강 ★★★★☆
정겨움 ★★★★★
결국 가장 먹어보고 싶은 조합은?
일곱 가지를 골라놓고 보니 한꺼번에 다 차려놓고 싶어졌습니다. ㅎㅎ
하지만 처음 하나를 고른다면 저는 화과자와 녹차부터 시작해보고 싶어요.
예쁜 찻잔에 녹차를 우리고 계절을 닮은 화과자 하나를 작은 접시에 올려놓는 겁니다.
그다음에는 양갱, 다식, 모나카…
하나씩 먹어보면서 정말 녹차와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차를 알아간다는 게 꼭 어려운 용어나 역사만 공부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오늘은 어떤 찻잔을 꺼낼까.
어떤 차를 우리고, 그 옆에는 무엇을 놓을까.
그런 작은 선택까지 전부 차를 즐기는 재미겠죠.
그리고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
예쁜 찻잔을 사놓고 안 쓰고 있었다면 이제 명분이 생겼습니다.
녹차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과를 먹기 위해 녹차를 우리는 겁니다. ㅎㅎ 🍵🍡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