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한스푼 정보한스푼

[찻잔상식] 본차이나란? 중국에서 만든 찻잔이 아니었다

읽는 시간 약 6분
본차이나란?

본차이나는 중국에서 만든 도자기라는 뜻일까요? Bone China라는 이름의 뜻부터 골회, 영국에서 발전한 역사, 일반 자기와 다른 특징, 찻잔 바닥의 Bone China 표기까지 입문자의 시선으로 하나씩 알아봅니다.

찻잔을 보다 보면 바닥에서 종종 이런 글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BONE CHINA

저는 처음에 이걸 보고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차이나니까 중국에서 만든 건가?”

그런데 찻잔에 관심을 가지면서 하나씩 찾아보니 완전히 다른 이야기더라고요.

본차이나의 ‘China’는 여기서 단순히 중국산이라는 뜻이 아니라 고급 자기(porcelain)를 가리키는 표현이고, 앞의 Bone은 정말로 뼈(Bone)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Bone China는 이름부터 재료의 비밀을 품고 있는 도자기였던 거죠.


🫖 본차이나에는 정말 뼈가 들어갈까?

네. 정말 들어갑니다.

본차이나는 일반적인 자기의 원료에 동물의 뼈를 고온 처리해 만든 골회(Bone Ash)를 섞어 만드는 도자기입니다.

‘찻잔에 뼈가 들어간다고?’

처음 알았을 때는 조금 낯설었어요.

하지만 이 골회가 들어가면서 본차이나 특유의 따뜻한 아이보리빛, 얇고 섬세한 느낌, 은은한 반투명성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본차이나 찻잔을 처음 만져보면 생각보다 가볍고 얇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영국 찻잔에서 본차이나를 많이 볼까?

본차이나의 역사를 따라가면 영국 도자기 산업과 만나게 됩니다.

18세기 유럽에서는 중국에서 들어온 자기가 큰 인기를 끌었고, 유럽의 도공들도 그와 같은 아름다운 자기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국에서는 뼛가루를 자기 원료에 사용하는 시도가 이루어졌고, 18세기 말 조사이어 스포드 1세(Josiah Spode I)가 골회를 높은 비율로 사용한 새로운 자기를 개발했습니다.

스포드 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스포드는 1796년 새로운 형태의 자기를 선보였고 처음에는 ‘Stoke China’라고 불렀다가, 골회가 많이 들어간 특징 때문에 이후 Bone China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이후 조사이어 스포드 2세가 이를 발전시켰고, 스포드의 방식은 다른 영국 도자기 회사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Spode Museum Trust)

그래서 본차이나는 중국에서 탄생한 찻잔의 이름이라기보다 영국 도자기 역사에서 발전한 특별한 자기에 가깝습니다.

알고 나니 이름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죠.


본차이나 찻잔은 뭐가 다를까?

사진만 보면 일반 자기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찻잔을 들고 빛에 비춰보면 본차이나의 매력이 조금 더 잘 보입니다.

① 얇고 가볍다

본차이나 찻잔은 비교적 얇고 섬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툼한 머그컵을 들다가 본차이나 티컵을 들어보면 손끝에서 느껴지는 느낌부터 꽤 다릅니다.

② 은은하게 빛이 통한다

제가 본차이나를 알게 되고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게 바로 이것이었어요.

찻잔을 빛에 한번 비춰보는 것.

얇은 본차이나 제품은 빛에 비추었을 때 손가락의 그림자가 은은하게 비쳐 보일 정도의 반투명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빈티지 숍에서 찻잔을 만나면 괜히 조명 쪽으로 한번 들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③ 따뜻한 느낌의 흰색

본차이나는 새하얗고 차가운 흰색보다는 제품에 따라 부드럽고 따뜻한 아이보리 계열의 백색을 띠기도 합니다.

꽃무늬나 금장 장식이 많은 영국 찻잔과 잘 어울리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④ 섬세해 보여도 실용성이 있다

얇으면 무조건 약할 것 같지만 본차이나는 아름다운 외관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과 품질 때문에 영국 도자기 산업에서 중요한 소재가 됐습니다.

19세기 초에는 본차이나로 화려한 티 서비스와 디저트 세트가 제작됐고, 스포드 박물관에도 당시의 다양한 본차이나 제품들이 남아 있습니다. (Spode Museum Trust)


찻잔을 뒤집어 보면 더 재미있다

찻잔 백스템프

이제부터 찻잔을 볼 때 앞면만 보고 끝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뒤집어 보는 거예요.

찻잔 바닥에는 브랜드 이름과 함께

BONE CHINA
FINE BONE CHINA
ENGLAND
MADE IN ENGLAND

같은 여러 표기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런 표시를 하나씩 읽다 보면 단순히 ‘예쁜 찻잔’이었던 물건에 재료와 제작사, 시대에 관한 이야기가 붙기 시작합니다.

특히 오래된 찻잔을 찾아보기 시작하면 바닥의 백스탬프(Backstamp)가 꽤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시대에 따라 마크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이 부분은 나중에 [찻잔상식] 백스탬프 읽는 법에서 따로 알아보겠습니다.


이제 Bone China라는 글자가 다르게 보인다

본차이나를 공부하기 전에는 찻잔 바닥의 ‘Bone China’가 그냥 영어로 적힌 품질 표시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짧은 두 단어 안에 재료와 영국 도자기의 역사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예쁜 꽃무늬만 보던 찻잔에서
이제는 바닥도 한번 뒤집어 보고,
빛에도 한번 비춰보고,
어느 브랜드에서 언제 만들었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이러다 정말 여행지마다 빈티지 찻잔 가게부터 찾게 되는 건 아닐까요?

아직은 찻잔 입문자지만 하나씩 알아갈수록 찻잔 하나에도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다음 찻잔 이야기도 하나씩 공부해보겠습니다. ☕

hansongi02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